육아의 재조명/육아 일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주기

kshroad 2022. 8. 17. 14:43
728x90
반응형

써니가 두 돌이 지나면서 가장 재미있어하는 놀이 중 하나는 '퍼즐'이다. 처음에는 바나나 모양의 3조각 퍼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돌리다가 제법 빠르게 모양을 맞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4조각, 5조각 퍼즐도 하고 싶어 했다. 한참을 퍼즐 조각을 맞추려고 노력하더니 3조각 퍼즐만큼 쉽지 않았는지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써니 혼자 고전하는 모습을 보던 아내는 써니에게 말했다.

"어려워도 우리 같이 해 볼까?"
똑똑하진 않지만 힘이 센 아이가 우리집에도 있었네?

그 모습을 보다가 순간 뜨끔했다. 그동안 써니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면, 나는 조용히 퍼즐 조각 제자리를 가리키며 힌트를 주며 얼른 퍼즐을 완성하도록 도왔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퍼즐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나이이기도 하고 혼자 그렇게 고전하기보다는 퍼즐을 완성해 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는 퍼즐 제자리를 찾아주기보다는 써니 혼자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다시 주고 있었다. 그렇게 써니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니, 어느새 다시 퍼즐에 집중하는 써니였다.


그렇다. 써니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당장 퍼즐을 맞추고 완성하는 '성공'이 아니라, 난관에 봉착했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기회'가 필요한 것이었다. 지금 세상에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써니에게는 무언가를 성공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는 자세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 시기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잘 해내는 것, 즉 성공이 아니라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
어떤 상황에서 혼자 해본 경험이 없으면 나중에 스스로 해내는 성공 경험도 있을 수 없다.
장재진(2020), <하루 5분, 엄마의 언어 자극>, 서울 : 카시오페아, p.91.


생각해 보면, 부모로서 내가 써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에도 어떻게든 넘어지지 않고 잘 걸을 수 있도록 손도 잡아주고 응원해 주지만, 실상 써니의 다리에 힘이 생기고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 때에야 진짜 걸음마가 가능한 것이다. 또 스스로 먹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열심히 자기주도유아식 환경을 만들어 주어도, 사실 써니가 스스로 숟가락을 들어 떠먹어야만 한다. 내 마음 같아서는 항상 써니 옆에서 도움을 주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써니 혼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이 날 이후, 써니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자주 하는 말이 생겼다. 12조각 퍼즐을 할 때에도, 놀이터에서 외줄타기를 할 때에도, 숟가락으로 요거트를 혼자 떠먹을 때에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슬슬 짜증 내며 포기하려 할 때면 나도 써니,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이 말을 크게 외치곤 한다.

"어려워도 할 수 있어! 힘내라!"


써니야! 엄마랑 아빠는 항상 써니 옆에서 지금처럼 응원해줄 테니, 앞으로 어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써니가 되기를 기도할게.

빌립보서 3장 16절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항상 써니에게 힘 주시고 능력 주시고 계시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해 보는 써니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