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hroad 2024. 3. 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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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새해가 밝기 전부터 써니는 들떠서 모든 행동과 물건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였다. 바로 ‘언니’가 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써니는 올해로 5살(만 4살, 사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만 3살이지만ㅋㅋ)이 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27일 오전 10시 41분 써니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21년 3월 아내는 복직을 하고 나는 육아휴직을 신청하였다. 3월부터 써니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일상이 너무 행복했다. 내 손으로 직접 유아식을 준비하고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고 품에 안기어 잠든 써니를 보면서 적어도 두 돌까지는 내 품에서 안아 키워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그 다짐이 무색하리만큼 21년 9월 나는 대학원에 복학하게 되었다. 내 전공 분야에서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입학했던 박사 과정이지만, 인문계열의 대학원에는 사실상 장학금만으로는 학비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포기하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공부하는 것보다 써니와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가치 있고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다는 지도교수님의 전화를 듣고 아내는 나에게 이것 또한 기회이기 때문에 학위를 마무리해 보자고 말했다. 아내의 응원을 듣고서 고민을 해보았지만 이제 갓 돌을 지난 써니를 보육시설에 맡기자니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 밀려왔다.
 

“이러려고 육아휴직을 한 건 아니었는데...”

 

써니의 첫 사회생활, 어린이집 생활 시작!

  그렇게 한참을 고민을 하다가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나는 기도하며 복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18개월의 써니는 생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 써니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떤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옆 아파트의 가정 어린이집으로 선택하였다. 비록 같은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등하원이 생각보다 수고롭기는 할 것 같았지만, 어린이집에서 잠깐 만났던 친구들의 표정이 밝았고 처음 보는 써니를 반갑게 반겨주어서 고민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써니는 그다음 날부터 어린이집에 등원하였다.

  물론 처음 며칠은 어린이집 문만 보이면 울음보가 터지긴 하였지만 따뜻한 선생님들과 친구들 덕분에 금방 적응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고 난 후, 써니를 하원시키러 갔더니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써니를 안고 나오시면서 말씀하셨다. 
 

오늘 써니가 낮잠 잘 때 '예수 사랑하심은'을 불러주었더니 잘 자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찬양 불러주어도 괜찮을까요? 

 
  며칠 동안 우리 가정을 지켜보시던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을 알아보셨는지, 먼저 찬양을 불러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선생님 입에서 '예수'라는 단어가 나올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어리둥절해서, 그저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렸다. 그러고는 그날 저녁 써니를 재우고 아내와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님께서 우리 써니에게 만남의 축복을 허락해 주신 것에 너무 감사했다.

  나는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가 잠을 자고 있을 때면 엄마가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와 곤히 자고 있는 내 머리에 손을 얹고는 항상 '만남의 축복'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해 주셨다. 엄마도 나를 키우면서 이런 마음이셨겠구나 싶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날마다 하나님께 써니에게 '만남의 축복'을 허락해 달라는 기도를 하였다. 우리 엄마가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써니는 2024년 2월까지 신나게, 그리고 무탈하게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었다.

어린이집 졸업!


  이제는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으로 입학하고 3월 4일, 월요일 오늘 처음으로 아침에 유치원 차량을 타고 등원하였다. 그렇게 아침에 깨울 때 힘들어하던 써니였는데, 유치원에 가야 한다는 한 마디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양치도 세수도 금방 하였다. 그리고는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써니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유치원에 가고 싶고 기대가 되는 반면, 아직 마음으로는 어색하고 두려운 모양이다. 점점 내 손을 세게 잡는 써니를 안아주면서 이야기해 주었다. 
 

써니야! 유치원에 가서도 써니 마음속에는 성령님이 함께 하실 거야! 
긴장되고 무서울 때에는 숨을 크게 쉬고서 마음속으로 외쳐봐!
"성령님, 도와주세요!" 

처음으로 유치원 버스 타고 등원하는 써니!

  그리고 써니는 웃으며 유치원 버스를 타고 등원했다. 비록 얼굴에는 긴장된 기색이 역력하였지만, 그래도 나를 보며 웃어주고 선생님 손을 잡고 버스에 올라탔다. 그렇게 멀어지는 버스를 보면서 나는 하나님께 써니에게 만남의 축복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다. 급하게 어린이집을 가게 되면서 걱정되었던 나를 안심시켜 주시려 믿음의 선생님을 붙여주신 것처럼, 유치원에 가서도 하나님께서 좋은 선생님, 친구를 만나게 하시기를 말이다. 그리고 써니가 먼저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좋은 학생, 친구가 되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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