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재우고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거실로 나가보니, 아내가 퉁퉁 부은 눈을 하며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드라마이길래 이렇게 우는 걸까 싶어 옆에 잠깐 앉았다가 나도 모르게 새벽 1시가 넘게 빠져들었다. 그건 바로 "폭삭 속았수다"라는 드라마였는데, 주인공이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를 찾아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던 장면이었다. 주인공 손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할머니는 아주 다정한 말투로 말씀하신다. 일찌감치 막내를 잃고 슬픔을 가슴속 깊이 묻어두며 살아가는 주인공에게는 삶이란 참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어느 상황에서든지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남편이 있었지만, 가슴속 깊이 묻어둔 그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