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그동안 함께했던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을 졸업시키며 송별사를 준비해야 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보며 지난 7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는데,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한 친구와 지냈던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동안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었나 하는 미안함이 몰려왔다. 반에서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그 친구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묻고 잘 토닥여 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이 일이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친구들끼리 서로 분쟁이 생겨 불편한 상태임을 교사에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고자질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었을 테고,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그 친구 역시도 지치고 힘든 날이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