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조명

감당할 시험

kshroad 2021. 3. 3. 15:08
728x90
반응형

얼마 전, 그동안 함께했던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을 졸업시키며 송별사를 준비해야 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보며 지난 7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는데,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한 친구와 지냈던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동안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었나 하는 미안함이 몰려왔다. 반에서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그 친구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묻고 잘 토닥여 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이 일이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친구들끼리 서로 분쟁이 생겨 불편한 상태임을 교사에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고자질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었을 테고,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그 친구 역시도 지치고 힘든 날이었텐데 계속해서 누군가를 잘 도와달라고 부탁하니 말도 못하고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쉽지 않다. 나에게 맡겨진 것들을 소화하기에도 벅찬데 부족한 누군가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손잡고 가기 위해 힘들고 지쳐있는 사람을 위로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다가 이런 말씀이 생각났다.

고린도전서 10:13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There hath no temptation taken you but such as is common to man: but God is faithful, who will not suffer you to be tempted above that ye are able; but will with the temptation also make a way to escape, that ye may be able to bear it. (1 Corinthians 10:13, KJV)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감당할 시험 이외에는 허락하신 것이 없다고 하신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그 일은 우연히 나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신 그 경험을 통하여 우리에게 더 큰 은혜를 주시고자 하신다. 우리는 그 은혜의 과정을 묵묵히 잘 이겨나가면 날마다 모든 일을 통하여 허락하시는 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아까 그 친구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그 친구를 통해 얼마나 크신 일을 이루어 가고 싶으시길래 중학교 3학년, 16살의 어린 나이에 그 많은 것들을 맡기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친구에게는 이 과정이 쉽지 않았겠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이 친구를 통해 이루어질 하나님의 선한 일들을 위해 기도하려 한다.

우리 역시도 날마다 삶 가운데 주어지는 많은 고난 가운데 지치고 힘들지만, 그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그 일을 통하여 함께하실 더 큰 은혜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맡겨진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 오늘의 질문

: 오늘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님이 계심을 믿고 있나요?

728x90
반응형

'삶의 재조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 지체가 된 우리  (0) 2021.03.09
좋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  (1) 2021.03.05
부르심과 사명  (0) 2021.03.01
세월을 아끼는 사람  (0) 2021.02.28
빛의 자녀로서의 삶  (0) 202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