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는 병원에서부터 조리원까지, 그리고 집에 와서도 한동안은 모유와 분유를 모두 잘 먹었었다. 그러기에 내가 출근해 있는 동안은 아내가 모유를, 퇴근 후 아내가 쉬는 동안은 내가 분유를 먹였다. 그런데 써니가 50일이 가까워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젖병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낮에도 밤에도 젖병을 주면 자지러지게 울며 모유만을 찾았다. 젖병이 불편한 이유 때문일까 여러 젖병으로 먹여보기도 했고, 분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 그러는 것 같아 한 단계 높은 젖병을 사서 먹여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모유만을 찾았다. 그리고 써니는 잘 먹고 잘 자는 편이긴 했지만, 낮에는 꼭 안고 있어야 잠을 잤다. 내려놓기만 하면 울기 시작하여 안아야만 울음을 그쳤다. 아내와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우리의 마음만 타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