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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2

엄마가 참 좋아했겠다

내가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뜨거운 물에 샤워하는 것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맡기고 5초 정도 눈을 감고 있으면 밤새 잠들어 있던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기분이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기고 있다가, 문득 엄마가 생각이 났다. 이 따뜻한 물, 엄마가 참 좋아했겠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조립식 건물이었다. 그래서 여름에는 찌는 듯이 더웠고, 겨울에는 살이 에일 듯이 추웠다. 건물 자체가 이렇게 열악했는데, 씻을 수 있는 화장실이라고 별 수 있었겠는가? 수도꼭지를 열면 여름에는 지열 때문에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물이 나왔고, 겨울에는 차디 찬 바람 때문에 보일러를 한참을 틀어야 미지근한 물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 집은 매주 토요일이면 목욕탕에 가서 ..

삶의 재조명 2025.04.01

벚꽃, 그리고 추억(追)

4월이 되니 온 거리의 가로수에는 눈꽃같이 새하얀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하늘하늘한 바람을 맞으며 사르르 떨어지는 벚꽃을 보고 있으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엄마'가 떠오른다. 엄마와 마지막으로 인사하던 그날, 병원 앞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2023년 4월 써니와 조카의 생일이 단 하루 차이라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생일파티를 하러 내려갔던 금요일 저녁, 내일이면 할머니를 볼 수 있다며 아이들은 잔뜩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우리도 병원 안에 모두가 함께 모여 있을 수는 없으니 요양원 1층 로비에서 케이크에 촛불을 꽂아 사진을 찍자며 내일을 계획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과 그에 맞추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춤을 추는 덕분에 사진이 참 예쁘게 나올 것 같아 나 역시도 잔뜩 기대가 되었..

삶의 재조명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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