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부터 삼촌 집에서 지내면서 일찍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독립된 삶을 해왔다. 대학에 와서는 혼자 자취를 했고, 군대와 더불어 잠깐 누나와 함께 산 것 외에는 줄곧 혼자 살아왔다. 그래서 아내와 결혼을 계획하면서 걱정되는 것이 누군가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잠깐 누군가가 놀러와 잠깐 지냈던 적은 많이 있었지만, 독립된 공간 없이 혼자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이었기에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결혼하면서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퇴근 후 함께 손 잡고 산책하는 것이다. 각자 열심히 살았던 하루 일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산책을 하면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무더운 여름 날이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저녁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