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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일기 9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

한적한 주말 아침,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함께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써니와 함께 문을 나섰다. 어제저녁 잠들기 전부터 써니와 한 가지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것은 바로 '뒷산 탐험하기'이다.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되어 가던 터라 아직 아파트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익숙하지 않았는데, 마침 아파트 뒤에 조그마한 산이 있는데 그 안에 산책로가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 주말에 함께 올라가 보기로 약속했다. 안 그래도 며칠 전, 써니와 함께 단둘이 산책을 하면서 여기저기를 다녀보다가 산책로를 발견하고 그 앞까지 가보기는 했었다. 그런데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던 늦은 오후라서 지금 산에 올라가면 위험할 것 같아 산책로 입구까지만 가보고 금방 내려온 적이 있다...

'온유'의 두 번째 이야기 : 가시 돋은 마음과 쉼

'온유'의 첫 번째 이야기 : 얼음들2월로 접어들자 날씨가 제법 따뜻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하얀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대중교통을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 우두커니 서서 하얗게 내리는 눈을 맞았다. 그렇게 잠깐 눈jesushanyuedu.tistory.com 써니는 올해로 5살(만 3세)이 되면서 3월부터 새로운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약 2년을 넘게 다니던 어린이집을 떠나며 정들었던 선생님과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고, 새로운 유치원에서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 유치원에 가게 되면서 가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써니가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는 하였지만, 가정 어린이집 인터라 항상 써니의 친구들은 3~4명이 넘지 않는 작은 사회에서 지냈다..

처음, 初

2024년 3월 4일, 써니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다. 유치원 버스를 타려고 아침부터 서둘러 아침밥을 먹고 양치 및 세수를 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써니는 유치원에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매우 신이 나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유치원 체육복으로 환복하려는 순간, 써니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는 감정의 변화였다.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기쁨에서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묘한 긴장감 등으로 변해가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부터 써니는 나에게 딱 달라붙어 있으면서 조금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툭 하고 건들면 바로 울음보가 터질 듯한 써니를 안고 조금 서둘러 현관문을 나섰다. 써니에게 조금 감정..

만남의 축복

2024년, 새해가 밝기 전부터 써니는 들떠서 모든 행동과 물건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였다. 바로 ‘언니’가 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써니는 올해로 5살(만 4살, 사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만 3살이지만ㅋㅋ)이 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27일 오전 10시 41분 써니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21년 3월 아내는 복직을 하고 나는 육아휴직을 신청하였다. 3월부터 써니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는 일상이 너무 행복했다. 내 손으로 직접 유아식을 준비하고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고 품에 안기어 잠든 써니를 보면서 적어도 두 돌까지는 내 품에서 안아 키워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그 다짐이 무색하리만큼 21년 9월 나는 대학원에 복학하게 되었다. 내 전공 분야에서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입학했던 박사..

태도(態度), attitude

2021년 3월,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온전히 아이와 하루를 함께하였다. 그 시간을 통하여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놀이와 행동으로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조금씩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진짜 '아빠'가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과정의 미학 써니가 태어나기 전, 아내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 써니가 곧 태어나는데 솔직히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 써니가 태어나면 잘할 수 있겠지? 👩 나는 10달을 내 뱃속에 품고 있었지만, jesushanyuedu.tistory.com 2013년 처음으로 교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의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은 온통 아이들과 동료 교사들로 가득했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우리 반 아이들이 주는 행복감과 기..

삶의 재조명 2024.03.03

'온유'의 첫 번째 이야기 : 얼음들

2월로 접어들자 날씨가 제법 따뜻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하얀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대중교통을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 우두커니 서서 하얗게 내리는 눈을 맞았다. 그렇게 잠깐 눈을 맞았는데 녹아버린 눈 때문에 으슬으슬 추워졌고 해가 지고 나니 몸이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해질 무렵 창밖으로 소복하게 쌓이는 눈으로 조금씩 얼어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한 노래가 생각이 났다. "Akdong Musician(AKMU) - 얼음들(MELTED)" 붉은 해가 세수하던 파란 바다 검게 물들고 구름 비바람 오가던 하얀 하늘 회색 빛들고 맘속에 찾아온 어둠을 그대로 두고 밤을 덮은 차가운 그림자마냥 굳어간다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텐데 얼음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 차가울까요 Why ..

삶의 재조명 2024.02.26

아빠, 실수해서 미안해...

어느덧 써니는 26개월에 접어들면서 배변훈련을 시작했다. 어린이집에서 언니 오빠들, 그리고 친구들이 화장실 이용하는 것을 보자 조금씩 관심을 보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이른 감이 있어 보이는 것 같아 너무 섣불리 시작한 것은 아닐까 걱정되었지만,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이렇게 스스로 관심을 보일 때 시작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가정에서도 배변 훈련에 동참해줄 것을 권유하셨다. 그래서 예전에 아내가 사은품으로 받았던 유아변기와 함께 예쁜 속옷을 주문하고 써니와 함께, 그리고 어린이집 선생님의 응원에 힘입어 배변훈련을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아내와 함께 여러 육아서 및 육아 영상을 찾아보며 어떻게 배변훈련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고 적용해보려 노력하였다. 여러 조언과 방법들의 공통된 의견으로는 바로 아이의 ..

'키친타월' 같은 사람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자취생활을 하면서 요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스스로 요리 과정을 즐기기도 하고,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아내가, 그리고 써니가 맛있게 먹어 줄 때면 행복함을 느낀다. 요리를 하게 되면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키친타월'이다. 키친타월은 다방면으로 쓸모가 많다. 키친타월은 흡수력이 좋아 요리 중간중간에 주변에 흘린 물을 닦을 때에도, 그리고 기름이 섞인 음식을 할 때 식재료의 물기는 물론 기름기를 제거하는 데에도 아주 탁월하다. 또한 일반 티슈와는 다르게 물을 흡수하였을 때에도 찢기지 않고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사용 후 처리하기에도 아주 수월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써니 장난감으로도 사용하기에 아주 좋다. 얼마 전, 일이 일찍 끝나 집에 와서 ..

삶의 재조명 2022.06.15

내 안의 작은 여우

2022년을 시작하면서 한 다짐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성격 통독’이다. 매 신년이 되면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총 두 번 통독해야겠다고 다짐하고서는 결국은 조금씩 밀려서 두 번을 다 통독하지 못하고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며 한 해를 마무리하곤 했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을 버리고 한 번만 통독하더라도 조금 깊이 묵상을 해보리라 다짐하였다. 그래서 한 구절 한 구절 읽으며 단순히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깊이 생각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아가서를 읽던 중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한 구절이 있다. 바로 아가서 2장 15절이다. 아가서 2:15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Song of Songs 2:15, KJV..

삶의 재조명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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