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졸업 2

추억

육아휴직이 시작된 첫 주가 마무리되고 또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하루하루의 일정에 치여 바쁜 나날들이었다면, 지금은 반복되는 일상에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조차 가늠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무뎌질 때 즈음, 간간이 울리는 안부 인사에 추억에 잠길 때가 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을 함께한 아이들이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풀어놓는 넋두리와 함께 기도를 부탁하는 연락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그동안 내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품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세상 밖으로 나가 또 다른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시간의 흐름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함께 웃고 떠들며 지냈던 순간들, 반복되는 상황에 잔소리가 저절로 나왔던 시간, 얼굴을 마주 보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가도 안 보이면 걱정..

삶의 재조명 2021.03.09

감당할 시험

얼마 전, 그동안 함께했던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을 졸업시키며 송별사를 준비해야 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보며 지난 7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는데,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한 친구와 지냈던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동안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었나 하는 미안함이 몰려왔다. 반에서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그 친구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묻고 잘 토닥여 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이 일이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친구들끼리 서로 분쟁이 생겨 불편한 상태임을 교사에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고자질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었을 테고,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그 친구 역시도 지치고 힘든 날이었텐데..

삶의 재조명 2021.03.03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