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이 시작된 첫 주가 마무리되고 또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하루하루의 일정에 치여 바쁜 나날들이었다면, 지금은 반복되는 일상에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조차 가늠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시간의 흐름에 무뎌질 때 즈음, 간간이 울리는 안부 인사에 추억에 잠길 때가 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을 함께한 아이들이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 풀어놓는 넋두리와 함께 기도를 부탁하는 연락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그동안 내 자식이라는 생각으로 품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세상 밖으로 나가 또 다른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시간의 흐름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함께 웃고 떠들며 지냈던 순간들, 반복되는 상황에 잔소리가 저절로 나왔던 시간, 얼굴을 마주 보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가도 안 보이면 걱정되었던 시간들...
우리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너무 당연하던 것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당시에는 참 불편한 것도 많고 불만도 많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하나같이 값지고 귀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이 추억에 잠기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랜만에 추억에 잠김으로써 그 때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고, 시간이 흘러 지금 이 순간을 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이야기하길, 사람은 '추억'에 잠기기 시작하며 나이가 들어간다고 한다. 맞은 표현인 것 같다.
우리는 '추억'을 통해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우리는 '추억'을 통해 무언가를 배워가고,
우리는 '추억'을 통해 반성하고,
우리는 '추억'을 통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렇게 우리는 '추억'하며 나이 들어가는 것 같다.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되새기며, 오늘도 12명의 친구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대로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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