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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4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한 사랑과 기도

얼마 전, 엄마 병간호를 위해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러 간 적이 있다. 금요일 오후라서 사람들이 꽤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 역시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내 뒤에 한 엄마와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것 같은 아들이 줄을 섰다. 그렇게 검사를 기다리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30분 내내 엄마는 큰 목소리로 통화를 했다.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야 해서 꼭 코로나 검사 결과지가 필요하다는 둥, 남편과 통화하며 자신이 얼마나 오늘 힘들었는지 아느냐며 언성이 높아지는가 하더니, 또다시 치과에 전화하여 예약을 늦추어 달라고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렸다.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이 상황에서 그렇게 쉬지 않고 통화를 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

삶의 재조명 2021.03.19

좋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

나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집돌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보통 집에서 요리해서 먹거나, 그동안 쌓아두었던 것들을 꺼내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가 결혼한 후, 나에게 갑자기 느닷없이 감사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이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답하였다. "이렇게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연애하며 멀리까지 나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줘서 고마워!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자기는 나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져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아내 말을 듣고 보니 연애할 때에는 왕복 한 시간 반이 넘는 거리였음에도 힘들 줄 모르고 왔다 갔다 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정신없는 주중에는 주말에 아내를 만나 무엇을 할까 그 시간을 기다리곤 했었다. 누군가..

삶의 재조명 2021.03.05

감당할 시험

얼마 전, 그동안 함께했던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을 졸업시키며 송별사를 준비해야 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보며 지난 7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는데,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러면서 한 친구와 지냈던 시간들을 돌아보니, 그동안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었나 하는 미안함이 몰려왔다. 반에서 누군가가 힘들어하면 그 친구에게 가서 무슨 일인지 묻고 잘 토닥여 달라고 부탁하곤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이 일이 얼마나 부담스러울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친구들끼리 서로 분쟁이 생겨 불편한 상태임을 교사에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고자질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었을 테고, 복잡미묘한 상황 속에서 그 친구 역시도 지치고 힘든 날이었텐데..

삶의 재조명 2021.03.03

적용의 실패

써니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을 알게 된 후 병원 가는 일이 잦아졌다. 임신부의 병원 진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써니와 병원 나들이를 가게 되는 일이 많아진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임신 초기, 아내는 자주 혈이 비쳤다. 임신 초기 혈이 비친다는 것은 그만큼 유산의 위험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나는 유산의 위험도 걱정되었지만, 그보다도 아내의 마음이 걱정되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몸의 변화로 인해 체력적으로, 심적으로도 힘이 들 텐데,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까지 떠안는 것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칠삭둥이로 태어난 아내가 본인 탓을 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뻔히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한 템포 기다리면서 학생이 스..

육아의 재조명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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