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조명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한 사랑과 기도

kshroad 2021. 3. 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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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마 병간호를 위해 코로나 19 검사를 받으러 간 적이 있다. 금요일 오후라서 사람들이 꽤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 역시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내 뒤에 한 엄마와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것 같은 아들이 줄을 섰다. 

그렇게 검사를 기다리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30분 내내 엄마는 큰 목소리로 통화를 했다.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야 해서 꼭 코로나 검사 결과지가 필요하다는 둥, 남편과 통화하며 자신이 얼마나 오늘 힘들었는지 아느냐며 언성이 높아지는가 하더니, 또다시 치과에 전화하여 예약을 늦추어 달라고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렸다.  코로나 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이 상황에서 그렇게 쉬지 않고 통화를 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다가 그 아주머니가 아들과 나누는 대화가 들렸다. 

 

 

 

 

"엄마는 검사를 안 받을 거야. 왜냐면 식당에서 일해야 하니까. 만약 엄마가 확진되면 가게는 어떻게 하겠어. 설사 확진이더라도 검사 안 받으면 되지 계속 일할 수 있으니까."

순간 귀를 의심했다. 지금 코로나 19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의 저런 몰상식한 말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기에 더욱더 조심해야 하고,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 설사 그런 마음이 있을지언정 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 어떤 의도일지 너무도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그 아주머니도 머쓱하였는지 딴청을 피우고 계셨다. 

우리는 살다 보면 이렇게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오직 자신만의 이익만을 바라보며 타인에게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아니 때로는 자신이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말과 행동으로써 주위 있는 사람들을 한없이 아프게 한다. 


이러한 이기적인 사람들을 보면 다들 똑같이 갚아주어야 한다고 한다. 또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도록 더 세게 갚아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이기적인 사람들까지도 사랑하고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 

마태복음 5: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Matthew 5:44, KJV
But I say unto you, Love your enemies, bless them that curse you, do good to them that hate you, and pray for them which despitefully use you, and persecute you;

실제로 원수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도 자신이 없다. 조금만 나를 힘들게 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서 거친 말이 튀어나올 때도 있고, 그로 인하여 불평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잠시 이 말씀을 놓고 묵상하다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는 것 이외에도 왜 '기도'하라고 하셨을까? 그건 우리 마음에 '사랑'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계신 하나님이셨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힘으로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테니, 하나님께 기도하며 실제로 원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다짐하라는 하나님의 크신 뜻이지 않을까 싶다. 

마태복음 5:45~47에 나왔듯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살갑게 대해주고 좋은 대우를 해 주는 사람에게 화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천해야 할 하나님의 사랑은 그렇게 국한적이지 않다. 날마다 떠오르는 해와 갈급함을 해소시키는 비는 어느 특정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 그저 값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값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 이러한 값없이 주어지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값없이 받고 누린 사람으로서, 이 받은 사랑을 널리 전하는 데에 책임과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 사랑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뿐 아니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사랑하려 노력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속 깊은 데에서 끓어 올라오는 화를 누르며 한 번쯤 눈 딱 감고 환하게 웃어줄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는 이 말씀을 기억하며 무례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전과 같이 눈을 흘기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웃어주며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값없이 받은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번 환하게 웃어줄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 오늘의 질문 
: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나요?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를 향해 웃어주거나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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