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야!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구나. 그 시간 동안 오만가지 감정이 겹쳐 지나갔지만 그 중에서도 먼저 생각이 든 것은 '감사'였어. 하나님께서 축복하시어 엄마와 아빠가 서로 만나게 하시고, 거룩한 가정을 이루게 하심을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것 말이야. 정말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서로를 만나게 하심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말로 형언할 수가 없구나.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써니를 허락하시어 10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자라게 하시는 그 놀라운 기적과 계획하심은 다시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큰 축복인 것 같아.
그런 귀하고 복된 써니가 이제 곧 세상에 나온다니, 마음 한 편에서 설레이기도 하고 사실은 무섭고 불안하기도 해. 내가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잘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앞으로 마주쳐야 할 많은 어려움들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고 왠지 모를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야. 혹여나 수술이 잘못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도 들고 말이야. 그런 두려움에 떨면서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이사야 말씀을 읽게 하셨단다.
이사야 35:3~4
너희는 약한 손을 강하게 하며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며 겁내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굳세어라. 두려워 하지 말라. 보라 너희 하나님이 오사 보복하시며 갚아 주실 것이라 하나님이 오사 너희를 구하시리라 하라.
굳세고 두려워 하지 않고, 강한 손으로 우리를 붙드실 하나님만을 의지해야 하는데, 항상 내 생각, 내 계획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교만'을 내려놓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단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이도 하나님이시고,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이도 하나님이시므로,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내 삶에 적용하지 못했던 거지.
먼저 생명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동안 10달 동안 써니를 소중하게 품고 키워 준 엄마에게 감사하자. 그리고 우리 써니를 위해 기도 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하자. 그 감사에 보답하며 살 수 있는 넉넉한 마음과 환경을 허락하시어, 언제 어디에서나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며 사는 써니와 우리 가족이 되기를 소망해.
어떤 외모나 성격을 가지고 있든지 항상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귀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하고, 주님의 마음으로 서로 바라보는 우리가 되자! 잠시 후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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