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대화의 흐름은 늘 누군가의 허물이나 부족한 점들을 희화하여 이야기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직장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의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인 것 같다. 처음에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지 싶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누가 제일 못된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을 두었는지 겨루는 콘테스트 마냥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들이 마구 쏟아지게 된다. 나중에는 결국 욕설이 난무한 대화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다를까? 비난의 정도 또는 사용하는 어휘들은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역시도 매사에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타인의 태도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죄’가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비교하고 깎아내리고 싶어 한다.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만 받으시는 것을 보고 몹시 노하였던 가인처럼, 어떤 사람이 내 기준에서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는 잘못되고 틀린 사람이 되고 만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모든 비난의 화살은 그 사람을 향하곤 한다.
학교에서 자주 다투며 서로에게 말로 상처를 주던 친구들에게 해 주었던 말이 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들추어낸다고 해서 내가 행한 실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자는 것이었다.
사실 그 말은 어린 친구들에게 필요한 말이 아니라, 나 자신 스스로 하는 다짐이었다. 나 역시도 순간순간 타인의 허물을 들추어 냄으로써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결국,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타인의 실수를 꼬집어 내어 비난하는 것이다.
그렇게 타인의 실수와 부족함에만 집중하다 보면 타인과 비교하여 내가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그 착각에 빠지는 순간, 나의 상황들은 합리화되어 모든 문제를 상대방 탓으로 돌리게 되고, 결국에는 내 뜻대로 군림하는 폭군이 되고 만다. 그렇게 교만에 빠지게 폭군은 타인의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 세운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비판, 비난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실 때는 우리를 향하신 분명한 목표가 있으셨다.
에베소서 2:10
우리가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지음을 받았다. 선善, 가장 아름다운 일을 행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보내주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눈으로 타인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실 선한 일을 감당할 수 있다. 그 선한 일은 태초에서부터 예비하셨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하여 이 세상에 선한 것들로 가득하길 원하신다.
우리 모두에게는 감추고 싶어도 감추지 못하는, 그리고 남에게 차마 말하지 못할 부족하고 추한 모습들이 있다. 그렇게 보잘것없는 나를 사랑하시어 구원해 주시고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끄신 하나님의 눈과 기준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타인을 평가하고 비난하기보다는, 그 부족함까지도 용납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허락하시길 기도한다.
그렇게 넉넉한 마음으로 ‘선한 일’을 조금씩 감당해 나갈 때, 내 기준에 가리어져 보이지 않았던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떠한 편견 없이,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만드신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 용납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하루 내 기준에 맞춰 비난하기를 멈추고 하나님께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의 질문
: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삶의 재조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호작용의 중요성 (0) | 2021.01.20 |
---|---|
소통의 부재 (0) | 2021.01.19 |
나에게 있는 기름 병 하나 (0) | 2021.01.14 |
의심 많은 자 (0) | 2021.01.13 |
그리스도인의 선한 일 (0) | 2021.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