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조명

서로 다름이 주는 풍요로움

kshroad 2021. 2. 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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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산책을 하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아빠와의 에피소드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산책하는데, 아빠가 기분이 좋으셨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하셨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아빠는 노래 부르는 것에 심취하여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였지만 차마 말을 못하고 계셨다.

그러나 부끄러움도 잠시, 아빠의 찬양 소리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져서 통증도 사라지고 산책을 즐기게 되었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엄마는 아주 섬세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잘 파악하여 알맞게 대처할 줄 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혼자 속앓이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빠는 자기만의 세상이 아주 강한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고 당신 스스로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한다. 그래서 일을 추진력 있게 진행할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두 분이시지만, 40여 년 가까이 함께하다 보니 나의 단점은 상대방의 장점으로 메꿔지며 어느덧 하나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실제로 부모님을 보며 달라도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한 적이 많다. 하지만 이번 엄마가 해 주신 말씀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이 너희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험한 세상에서 웃지 못했을 거야. 서로 다른 점들을 이해하지 못해 속상한 것도 있었지만, 오히려 아빠 덕분에 웃었던 적이 더 많았어."

창세기가 설명하듯, 남성과 여성은 서로 철저하게 다르지만 둘이 모여야 완성되는 나머지 '반쪽'이기 때문이다.
《팀 켈러(2018),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두란노, 서울, p.244》


아내와 나 역시도 서로 너무 다르다. 그중에서 가장 맞추기 어려웠던 것이 '여행'이었다. 나는 최대한 도심을 피해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아내는 도심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을 원했다.

처음에는 서로의 여행 스타일이 어색하였지만, 서로가 원하는 여행을 차례로 경험하고서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나는 호캉스의 매력을, 아내는 로컬푸드의 매력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르다는 것에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두 사람을 '부부'로 세워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갈 수 있게 하신 것 같다.

앞으로 아내와 함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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