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조명

일상의 감사

kshroad 2021. 2. 1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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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사'라는 주제의 자기 계발서나 강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감사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 등등 감사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한다.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접하면 처음에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다가도, 내 주변을 바라보면 감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항상 부족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나보다 부유하거나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에 '감사'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사'를 해야 하는 걸까?

에베소서 1:15~19
15 이로 말미암아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나도 듣고
16 내가 기도할 때에 기억하며 너희로 말미암아 감사하기를 그치지 아니하고
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계시의 영을 너희에게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18 너희 마음의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19 그의 힘의 위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떠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감사가 그치지 않게 된다.(15~16절) 그리고 감사하면 할수록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되고(17절), 하나님을 알게 되면 마음의 눈이 밝아져서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풍성함을 느끼게 된다.(18~19절)

즉, 감사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자,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감사를 통해 하나님의 크신 능력과 풍성함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지금 당장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을까?

지난 1월과 2월에는 병원에서 엄마 병간호를 했다.

대체로 중증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기에 매일 저녁 숨을 거두어 가시는 분들이 계셨다. 비록 단 한 번도 대화를 나누어 보지도 않았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죽음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기에 고통 없이 편하게 천국에 가시길 기도하는 것 뿐이었고, 그러던 중 가족들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되었다.

평소에 삶의 마지막 대화, '유언'이라 하면 매우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오랜 투병으로 인해 지치고 힘든 가족들의 마지막 대화는 생각보다 평범했다. 밥 세 끼 잘 챙겨 먹는 것, 길 다니며 차 조심하는 것, 주변 가족과 친구들에게 더욱 신경 쓰고 사랑할 것 등등.

그 순간 나는 내가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깨달아졌다. 바로 지금 내가 겪고 느끼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이 너무 소중한 것이기에 감사해야 한다. 사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상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것임에도 익숙함에 속아 감사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감사한다는 것을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 삶의 한 순간순간을 느끼며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봄을 맞이하며 흙 사이로 올라오는 새싹도, 코끝 시린 겨울바람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뜨는 태양과 저녁 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 그리고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 모두가 '감사'인 것이다.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일상의 소중한 일들에 감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아내와 도하와 함께하는 시간, 가족들과 함께하는 짧은 영상통화,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에 감사하려 한다.

또 엄마가 힘든 투병으로 쇠약해지시는 것에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10년이란 시간 동안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게 하심과 지금 당장 치료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앞으로 다른 조건들에 부합한 조건적인 감사가 아니라, 거저 주어졌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일상의 소중함을 기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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