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집돌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보통 집에서 요리해서 먹거나, 그동안 쌓아두었던 것들을 꺼내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가 결혼한 후, 나에게 갑자기 느닷없이 감사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이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답하였다.
"이렇게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연애하며 멀리까지 나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줘서 고마워!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자기는 나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느껴져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아내 말을 듣고 보니 연애할 때에는 왕복 한 시간 반이 넘는 거리였음에도 힘들 줄 모르고 왔다 갔다 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정신없는 주중에는 주말에 아내를 만나 무엇을 할까 그 시간을 기다리곤 했었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 참으로 기다려지고 설레이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아깝지 않고 어떤 대가라도 지불하고자 한다.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그 관계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참 귀한 일이다.
로마서를 보면 로마 성도들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었던 바울의 애틋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로마서 1:9~10
9 내가 그의 아들의 복음 안에서 내 심령으로 섬기는 하나님이 나의 증인이 되시거니와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 너희를 말하며
10 어떻게 하든지 이제 하나님의 뜻 안에서 너희에게로 나아갈 좋은 길 얻기를 구하노라
9 For God is my witness, whom I serve with my spirit in the gospel of his Son, that without ceasing I make mention of you always in my prayers;
10 Making request, if by any means now at length I might have a prosperous journey by the will of God to come unto you.
(Romans 1:9-10, KJV).
'항상 내 기도에 쉬지 않고 너희를 말하며'라는 것은 예수님을 믿는 로마 성도들이 유혹 많은 이 세상에서 다른 것에 현혹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로 알고 그 뜻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길 원하는 바울의 바람이 잘 나타낸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바울이었기에, 로마 성도들이 하루하루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살아가길 원하는 마음에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여러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가서 친히 그들을 위로하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바울은 '하나님 뜻 안에서' 이 일이 이루어 지기를 구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적인 세상 풍토를 따라 이기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계획을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 바울은 오직 하나님 뜻을 구하며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렸다.
바울이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은 로마 성도들을 향한 바울의 마음에는 인간적인 교제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함께 기뻐하고 위로하기를 원하는 성령님께서 역사하시길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로마 성도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던 것이다.
우리 역시도 바울을 본받아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주변 이웃들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먼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해관계에 얽힌 이기적인 모습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먼 거리도 단숨에 달려가듯 사랑하는 마음으로 타인의 부족한 모습까지도 품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타인을 위한 기도가 끊이지 않을 때, 비로소 내 생각과 계획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 뜻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과 계획이 완벽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길임을 기억하길 원한다.
마지막으로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몸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주변 이웃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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