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나는 내가 엄마에게 좋은 아들인 줄 알았다.
“엄마! 나 같은 아들 없지? 장학금도 타지,
용돈 달라고도 않고 생활비도 알아서 벌지,
해야 할 일 알아서 다 하지,
엄마는 나 같은 아들 두어서 좋겠다!”
그래서 자주 이렇게 말하며 나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최고의 것을 선물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러던 2010년, 나의 무능력함이 뼈저리게 느껴지던 한 해였다. 군대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던 1월, 부모님이 지내고 계시던 집과 교회가 화재가 연달아 나서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셨다. 그렇게 교회를 복구하고 있던 중, 어머니께서 가슴에 통증을 느끼셨다. 참고 참다가 결국 병원에 가셨고 결국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장장 1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술하고 나오셨던 엄마의 표정과 첫 마디는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하나님, 이렇게 힘들게 하실려거든 차라리 데려가주세요.”
엄마를 위해 많은 것들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정작 엄마가 절실히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아직 24살의 어린 아이였던 난 엄마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정말 하나도 없었다. 그 때 깨달았다. 내가 진정 엄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나는 매일 새벽기도를 가게 되었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그동안 살아오며 새벽기도는 나에게 절대 불가능해 보이던 일이었으나, 엄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자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다.
엄마가 그동안 나에게 베풀어 주셨던 사랑과 헌신이 생각나자,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과 콧물이 마를 시간 없이 열심히 기도하였다. 언젠가는 내가 엄마를 위해 기도할 수 없는 날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 지금 기도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기도하고 싶었다. 그렇게 엄마가 항암치료를 마치기 전까지 열심히 새벽기도를 다녔고, 엄마는 정해진 항암치료를 무사히 받으실 수 있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 베풀었던 세심한 배려와 사랑.
사랑하는 아들이 죽게된 수넴여인은 엘리사에게 달려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열왕기하 4:18~37)
그 아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이기에 그 생명을 거두어 가신 것도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는 것도 아니고,
효과가 좋은 약을 찾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달려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24절)
우리는 이 수넴여인처럼 우리의 어려움 앞에서 다른 어떤 방법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께 아뢰고 나아가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는 우리의 눈과 귀를 혹하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 유혹들에 한 번 눈길을 주고 귀 기울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만물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잊고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 사람을 의지하고 우상들을 찾게 된다.
시편 126: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눈물의 씨앗을 뿌리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실 것이다. 그저 우리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면 되는 것이다. 각자의 어려움 앞에서 다른 어떠한 말하는 것보다 주님께 달려가기를 멈추지 않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질문
: 나는 어려움 앞에서 눈물로 기도하고 있는가?
'삶의 재조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만나볼까요? (0) | 2021.01.27 |
---|---|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0) | 2021.01.24 |
하나가 되어가는 즐거움 (0) | 2021.01.22 |
실천 없는 계획 (0) | 2021.01.22 |
主客顚倒(주객전도) (0) | 2021.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