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묻는다면, 2012년 봄에 보았던 ‘THE HELP’라는 영화를 꼽을 것이다.
이 영화는 흑인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인격적인 대우 받기까지 겪은 고통과 노력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사람은 영혼이 있고 감정이 있는 존재인데, 어떻게 저렇게 모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더 나아가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봤을 때가 교생실습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귀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과도한 입시경쟁과 무한 이기주의 속에서 스스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지 못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교사로서 해야 하는 것은 지식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그 지식을 통해 이루어 갈 사명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함을 깨달았다.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마음속으로 되뇌는 것은 스스로가 하나님께서 만드신 그 본연의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어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교사가 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열왕기하 2:21
엘리사가 물 근원으로 나아가서 소금을 그 가운데에 던지며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부터 다시는 죽음이나 열매 맺지 못함이 없을지니라 하셨느니라 하니
엘리야의 뒤를 이어 선지자로서 시작하는 엘리사가 행한 일은 물의 근원을 바꾸는 일이었다. 땅은 좋으나 물이 좋지 않은 여리고에서 엘리사가 여호와의 말씀으로 물의 근원을 바꾸었다.
나는 '소금'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려 한다. ‘소금’은 썩지 않게 하는 용도, 그리고 '맛'을 내는 데에 사용한다. 소금이 짠맛을 낼 때 비로소 최고의 음식 맛을 내거나 상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
나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전에 항상 이렇게 기도한다. 지금 이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온전한 지식을 얻기를 기대하기 보다, 지금 이 기독교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수업이 이 친구들의 인생에 있어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말이다. 더 나아가 이 친구들이 단지 돈과 성공에 매여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음을 분명히 깨달아 품게 하신 소명을 감당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은 각각 불러주신 영역에서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각 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실천함으로써, 그 공동체가 살아나고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의 근원이 바뀌었던 것처럼 나 한 사람을 통해 공동체가, 사회가, 나라가, 세계가 바뀌어 가는 기적을 체험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오늘의 질문
: 나는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내가 그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며,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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