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는 2018년 10월 6일, 32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우리 둘의 생활습관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더 많았다.
다른 것들은 다 이해하며 지낼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 있다. 바로 치약 짜는 것이다. 나는 치약 끝에서부터 차근차근 짜는 반면, 아내는 그냥 편한 대로 사용했다.
나는 몇 번 고민을 하다가 이 불편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나의 말에는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이 이미 실려있었던 것 같다. 아내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하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굳게 닫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대답이 없는 아내 때문에는 나는 또 조바심이 나며 감정이 더 실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에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말고 '진실'을 이야기하되, 이 이야기를 꺼냄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하는 것임을 기억하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부부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과 사랑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능력과 용기이다.
《팀 켈러(2018),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두란노, 서울, p.218》
'진실'만을 강조하여 서로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쏟아 붓는다면 결국 서로의 치부를 건드리게 되는 파국을 맞게 된다.
반대로 '사랑'만을 강조하여 좋은 말만 하며 어려운 점이 있어도 이야기하기 꺼린다면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발전하지 못한다.
부부는 서로에게 '진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 서로가 보지 못하거나 놓치는 부분들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며 현실의 문제에 마주할 때 비로소 두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또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의 목적과 배경에는 '사랑'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아내와 나는 결혼하고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르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한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두진 않을 것이다. 마주 잡은 두 손으로 인해 진실과 사랑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내와 마주 잡은 두 손을 놓지 말고,
함께 진실하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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