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재조명

우리의 계획과 이끄시는대로

kshroad 2021. 1. 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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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만'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고 나서부터는 매년 방학을 이용하여 여행을 떠났다. 台北(타이베이)를 시작으로 동부, 남부, 중부 유명한 도시들과 랜드마크들을 차례로 다녀보았다.

대만이라는 나라가 매력적이게 느껴졌던 것은 중국어가 통하기에 의사소통이 수월했던 점들도 있지만, 중국 같으면서도 중국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었다. 꾸밈없이 순수한 사람들, 맛있는 먹거리, 아름다운 풍경과 볼거리.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곳들이었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남부 여행할 때 간 垦丁(컨딩)이라는 곳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인은 비롯해 외국인이 많지 않던 곳이었고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았기에 여행 준비가 필요했다. 짧은 여행의 일정을 알차게 돌아다 나기 위해 대만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일정을 계획했다. 4박 5일의 일정에서 2일을 머물고 高雄(가오슝)을 돌아볼 계획이었기에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보고 싶은 생각에 어느 때보다도 여행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컨딩에 도착하자마자 나의 일정은 무너지게 되었다.

 

 

어딜 가더라도 중국 본토 발음이긴 하지만 또 다른 느낌의 어투 때문에 어딜 가나 어디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렇게 한국인이라는 대답을 하면 반갑(?) 다면서 참 많은 환대를 받았다. 대만에 막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었던 때라 그런지 나는 생전 보지 못한 드라마 이야기를 듣고 인물 검색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드라마의 인연으로 나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저녁도 대접받고 여행지도 추천받으며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국적인 자연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완벽한 휴양지였다. 대도시와는 전혀 다르게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그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에 발걸음을 떼는 곳곳마다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컨딩에 도착한 첫 날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4일을 더 머물렀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나는 매우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고 그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매우 불편한 감정에 휩싸이곤 했었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호텔에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갑자기 일정을 바꾸는 일은 사실 내 성격상 상상도 하지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내 계획을 내려놓고 나니 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아니 오히려 내가 계획했던 것들보다 더 많은 감동과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내' 계획대로라면 너무 멋지고 훌륭해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매몰차게 No!라고 말씀하시면 또 다른 길을 보여주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이 길이 더 좋아 보이는데 왜 저 길로 가라 하시냐며 참 많은 원망과 불평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우리가 아무리 멋진 계획을 세우더라도 이를 이끄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말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시고 완벽하시다. 그래서 우리의 좁은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어 불평불만이 가득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더 큰 은혜를 준비하시고 계신다. 우리의 주권(主权)이 가장 알맞은 때에,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이끄시는 하나님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기에 내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이미 다 결정되어 있으니 계획이 다 필요 없다는 운명론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에게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자 하는 손길을 내밀고 계신다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수학 문제로 머리 아파할 때, 좋은 교사는 그 문제를 풀어주기보다는 스스로 풀어갈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한다. 때로는 계산이 잘못되었을 때에는 처음부터 다시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기도 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자, 때로는 우리의 계획과 전혀 다른 길을 열어주시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 다른 길이 어색하고 힘들기도 하겠지만, 결국에는 그 과정에서 더 큰 은혜를 허락해 주실 것이다.

'내' 계획이 '하나님'의 계획에 부합할 수 있도록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맡기는 연습이다.
날마다 주어 주시는 은혜를 느끼며 앞으로도 인도해 주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리고 또 생각하지도 못한 길로 인도하여 주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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