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어김없이 써니를 하원시키려고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써니와 마주 잡은 손을 앞뒤로 흔들며 기분 좋게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하루 유치원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 묻고 답하고 있던 그 순간, 써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써니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빠, 유치원에는 약속이 많아. 그런데 나 오늘 약속을 어겼어.. 써니의 말을 들어보니 이제 막 새 학기를 시작한 3월이기 때문에 유치원 선생님께서는 써니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교실에서 지켜야 할 약속, 밥 먹으면서 지켜야 할 약속, 화장실에 갈 때 지켜야 할 약속 등등 유치원 생활에 필요한 규칙들을 설명해 주시고 그것들을 지켜달라고 교육하시는 기간인 듯했다. 그런데 그 약속 중에서 가장 써니가 지키기 어려워하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