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것은 '이왕 시작한 것, 나도 즐겁게' 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써니와 함께할 수 있는 놀이도 구상해 보고, 교구도 만들어 보고, 책도 읽어가며 참 고군분투했던 3월이었다. 그렇게 바쁜 3월이 지나 어느 정도 이 생활에 적응하고 나니, 몸이 먼저 나태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전에는 써니가 잠들면 거실을 정리하고 육아서적을 보거나 글을 쓰곤 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써니와 함께 누워있곤 했다. 그러자 어떤 놀이를 해 볼까 고민하는 것도, 육아서적을 읽는 것도, 성경 읽는 것도, 글 쓰는 것조차도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나태해지자, 써니가 깨어있는 시간에도 나의 눈과 손은 써니가 아니라 휴대폰에 가있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깜짝깜짝 놀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