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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82

힘써 지켜야 할 소중한 시간

써니가 태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내와 나의 휴식 공간이었던 거실은 써니의 장난감과 물품들로 가득하게 되었고, 아내의 간식거리로 가득했던 선반에는 써니의 분유통과 이유식 도구들로 채워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다. 아내와 결혼하면서도 '남편'으로서의 무게를 느꼈지만, '아빠'로서 느껴지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써니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아내와 써니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음껏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평일에서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토요일에 종로에 있는 중국어학원에서 강의하기로 결정했다. 아내에게 투잡을 하겠다고 말하자, 꼭 해야겠냐며 재차 묻더니 이렇게 말했다...

삶의 재조명 2021.02.05

진실과 사랑

아내와 나는 2018년 10월 6일, 32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우리 둘의 생활습관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더 많았다. 다른 것들은 다 이해하며 지낼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 있다. 바로 치약 짜는 것이다. 나는 치약 끝에서부터 차근차근 짜는 반면, 아내는 그냥 편한 대로 사용했다. 나는 몇 번 고민을 하다가 이 불편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나의 말에는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이 이미 실려있었던 것 같다. 아내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하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굳게 닫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대답이 없는 아내 때문에는 나는 또 조바심이 나며 감정이 더 실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었다...

삶의 재조명 2021.02.04

삶의 태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지도하다 보면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 수업을 들을 때도 작은 반응만 보여주더라도 교사는 기운이 나서 준비해 간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 그러나 전혀 반응이 없을 때는 준비해 간 것조차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업을 듣거나 특강을 들을 때면, 학생들에게 꼭 '태도'에 대해서 한소리를 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까? 나는 가인과 아벨에게서 정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가인은 농사를 짓는 자로서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드렸고, 아벨은 양치는 자로서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다. ..

삶의 재조명 2021.02.03

사랑의 언어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결혼 예비 학교'였다.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는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예비 학교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부부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의 언어'이다. 아내와 내가 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의 내면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정서 탱크 emotional tank'가 있다. [게리 채프먼(2018), 생명의말씀사, 서울, p.27] 우리에게는 정서탱크가 있는데, 이 탱크가 채워져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각 사람마다 이 ..

삶의 재조명 2021.02.02

써니의 100일 예배

2020년 8월 4일, 써니가 태어난지 정확히 100일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에 감사하며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누가복음 2:40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 써니가 앞으로 자라면서 영육 간의 건강은 물론이며 지혜가 충만함으로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에 힘입어 주위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어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축복의 삶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는 새벽예배를 다녀오신 후 꼭 머리맡에 오셔서 축복기도를 해 주셨다. 건강의 축복, 만남의 축복, 배움의 축복 등등 매일 다른 축복의 기도를 해주셨다. 아침잠이 많았던 나였지만 그 기도 덕분에 매일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어머니의 기도를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었다. 축복기도를 받고 자란 나였기에, 써니가 태어나고 나는 써니에게 어떤 축복의 기도를 해 주어야 할까 고민했다. 그와 동시에 '축복'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누구나 축복받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받기 원하는 ‘축복’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의하면 행복을 비는 것 또는 그 행복 자체를 뜻하고 있다. 하지만 ‘축복’을 ‘행복’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을지 물음표를..

Hormesis

우리는 고통이 찾아올 때면 최대한 피하고 싶어한다. 육체적으로든지 정신적으로든지 힘든 일을 피해 고통을 최소화하려 애를 쓴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도통 먹지도 못하고 계속하여 구토하기 시작했다. 병원 진찰 결과가 좋지 않았던 탓에 몸도 몸이지만, 본인 스스로 걱정에 마음이 무너진 듯하였다. 우리 가족 모두 애써 괜찮을 것이라 말은 했지만, 혹여나 또 다른 곳에 전이가 된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힘들어 하는 엄마를 보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고통에 아파하였다. 계속되는 어지러움과 구토로 탈진하여 누워있는 엄마를 보고 있으니 마음 한 편이 아려오는 동시에 언젠가 책에서 본 단어가 생각이 났다. [Hormesis] '호르메시스 효과'는 유해한 물질이라도 소량이면 오히려 인체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삶의 재조명 2021.01.29

우리의 역할과 책임

누군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묻는다면, 2012년 봄에 보았던 ‘THE HELP’라는 영화를 꼽을 것이다. 이 영화는 흑인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인격적인 대우 받기까지 겪은 고통과 노력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사람은 영혼이 있고 감정이 있는 존재인데, 어떻게 저렇게 모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더 나아가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봤을 때가 교생실습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

삶의 재조명 2021.01.29

아버지와의 여행

2016년 1월, 아버지가 환갑이 되셨다. 아버지께 무엇을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다가 아버지와 단둘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동안 평생 시골에서 목회에만 전념하셨던 아버지시기에, 나는 휴양지로 가서 근사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시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선택은 '중국'이었다. 북경에 가서 자금성과 만리장성에 가보고 싶어 하셨다. 그렇게 아버지와 나는 북경으로 4박 5일의 여행을 떠났다. 그동안 나는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4박 5일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없으시기에 내가 없으면 전혀 의사소통을 못 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혀 당황하지 않으시고 노트를 꺼내 필담을 통해 의사소통하였다. 아주 간결하지만 정확한 의사소통 방법이었다. 그렇게 ..

삶의 재조명 2021.01.27

우리, 만나볼까요?

나는 기독대안학교 교사이다. 공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독교세계관을 기반으로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육의 현장에 있음에 감사하다. 그러나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한 가지의 불안함이 있다. 바로 경제적인 부담감이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필요한 만큼 채워주셨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항상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함이 있었다. 아내와 만남을 망설였던 것도 이 이유였다. 계속하여 나에게 호감을 표하던 아내였지만, 나의 이런 환경 때문에 저렇게 해맑은 미소를 잃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내와의 만남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다는 말을 전해왔다. 덜컥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함에서 벗어나진 못한 나는 마차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내는 캐나다로 떠났고, 며칠은 ..

삶의 재조명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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