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가 태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내와 나의 휴식 공간이었던 거실은 써니의 장난감과 물품들로 가득하게 되었고, 아내의 간식거리로 가득했던 선반에는 써니의 분유통과 이유식 도구들로 채워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다. 아내와 결혼하면서도 '남편'으로서의 무게를 느꼈지만, '아빠'로서 느껴지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써니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아내와 써니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음껏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평일에서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토요일에 종로에 있는 중국어학원에서 강의하기로 결정했다. 아내에게 투잡을 하겠다고 말하자, 꼭 해야겠냐며 재차 묻더니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