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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재조명 50

진실과 사랑

아내와 나는 2018년 10월 6일, 32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우리 둘의 생활습관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더 많았다. 다른 것들은 다 이해하며 지낼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 있다. 바로 치약 짜는 것이다. 나는 치약 끝에서부터 차근차근 짜는 반면, 아내는 그냥 편한 대로 사용했다. 나는 몇 번 고민을 하다가 이 불편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나의 말에는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이 이미 실려있었던 것 같다. 아내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하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굳게 닫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대답이 없는 아내 때문에는 나는 또 조바심이 나며 감정이 더 실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었다...

삶의 재조명 2021.02.04

삶의 태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지도하다 보면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 수업을 들을 때도 작은 반응만 보여주더라도 교사는 기운이 나서 준비해 간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 그러나 전혀 반응이 없을 때는 준비해 간 것조차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업을 듣거나 특강을 들을 때면, 학생들에게 꼭 '태도'에 대해서 한소리를 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까? 나는 가인과 아벨에게서 정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가인은 농사를 짓는 자로서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드렸고, 아벨은 양치는 자로서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다. ..

삶의 재조명 2021.02.03

사랑의 언어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결혼 예비 학교'였다.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는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예비 학교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부부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의 언어'이다. 아내와 내가 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의 내면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정서 탱크 emotional tank'가 있다. [게리 채프먼(2018), 생명의말씀사, 서울, p.27] 우리에게는 정서탱크가 있는데, 이 탱크가 채워져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각 사람마다 이 ..

삶의 재조명 2021.02.02

Hormesis

우리는 고통이 찾아올 때면 최대한 피하고 싶어한다. 육체적으로든지 정신적으로든지 힘든 일을 피해 고통을 최소화하려 애를 쓴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도통 먹지도 못하고 계속하여 구토하기 시작했다. 병원 진찰 결과가 좋지 않았던 탓에 몸도 몸이지만, 본인 스스로 걱정에 마음이 무너진 듯하였다. 우리 가족 모두 애써 괜찮을 것이라 말은 했지만, 혹여나 또 다른 곳에 전이가 된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힘들어 하는 엄마를 보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고통에 아파하였다. 계속되는 어지러움과 구토로 탈진하여 누워있는 엄마를 보고 있으니 마음 한 편이 아려오는 동시에 언젠가 책에서 본 단어가 생각이 났다. [Hormesis] '호르메시스 효과'는 유해한 물질이라도 소량이면 오히려 인체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삶의 재조명 2021.01.29

우리의 역할과 책임

누군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묻는다면, 2012년 봄에 보았던 ‘THE HELP’라는 영화를 꼽을 것이다. 이 영화는 흑인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인격적인 대우 받기까지 겪은 고통과 노력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사람은 영혼이 있고 감정이 있는 존재인데, 어떻게 저렇게 모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더 나아가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봤을 때가 교생실습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

삶의 재조명 2021.01.29

아버지와의 여행

2016년 1월, 아버지가 환갑이 되셨다. 아버지께 무엇을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다가 아버지와 단둘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동안 평생 시골에서 목회에만 전념하셨던 아버지시기에, 나는 휴양지로 가서 근사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시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선택은 '중국'이었다. 북경에 가서 자금성과 만리장성에 가보고 싶어 하셨다. 그렇게 아버지와 나는 북경으로 4박 5일의 여행을 떠났다. 그동안 나는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4박 5일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없으시기에 내가 없으면 전혀 의사소통을 못 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혀 당황하지 않으시고 노트를 꺼내 필담을 통해 의사소통하였다. 아주 간결하지만 정확한 의사소통 방법이었다. 그렇게 ..

삶의 재조명 2021.01.27

우리, 만나볼까요?

나는 기독대안학교 교사이다. 공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독교세계관을 기반으로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육의 현장에 있음에 감사하다. 그러나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한 가지의 불안함이 있다. 바로 경제적인 부담감이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필요한 만큼 채워주셨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항상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함이 있었다. 아내와 만남을 망설였던 것도 이 이유였다. 계속하여 나에게 호감을 표하던 아내였지만, 나의 이런 환경 때문에 저렇게 해맑은 미소를 잃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내와의 만남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다는 말을 전해왔다. 덜컥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함에서 벗어나진 못한 나는 마차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내는 캐나다로 떠났고, 며칠은 ..

삶의 재조명 2021.01.27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아내와 함께 결혼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사실 아내와 교제하기까지 많이 망설여 지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에는 확신이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교제하는 순간 결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아내와 교제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나는 기독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며 교사로서, 한 사람의 영성이 주위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절실하게 느끼며 항상 기도하는 단 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나의 앞에 건강한 교회에서 열심히 성경공부 하며 자신의 신앙생활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며, 컴패션, 해외선교 등등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 아내의 모습은 마치 천사와 같았다. 그리고 신앙..

삶의 재조명 2021.01.24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20대 초반, 나는 내가 엄마에게 좋은 아들인 줄 알았다. “엄마! 나 같은 아들 없지? 장학금도 타지, 용돈 달라고도 않고 생활비도 알아서 벌지, 해야 할 일 알아서 다 하지, 엄마는 나 같은 아들 두어서 좋겠다!” 그래서 자주 이렇게 말하며 나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최고의 것을 선물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러던 2010년, 나의 무능력함이 뼈저리게 느껴지던 한 해였다. 군대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던 1월, 부모님이 지내고 계시던 집과 교회가 화재가 연달아 나서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셨다. 그렇게 교회를 복구하고 있던 중, 어머니께서 가슴에 통증을 느끼셨다. 참고 참다가 결국 병원에 가셨고 결국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장장 1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술하고 나오셨던 엄마의 ..

삶의 재조명 2021.01.23

하나가 되어가는 즐거움

나는 중학교부터 삼촌 집에서 지내면서 일찍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독립된 삶을 해왔다. 대학에 와서는 혼자 자취를 했고, 군대와 더불어 잠깐 누나와 함께 산 것 외에는 줄곧 혼자 살아왔다. 그래서 아내와 결혼을 계획하면서 걱정되는 것이 누군가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잠깐 누군가가 놀러와 잠깐 지냈던 적은 많이 있었지만, 독립된 공간 없이 혼자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이었기에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결혼하면서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퇴근 후 함께 손 잡고 산책하는 것이다. 각자 열심히 살았던 하루 일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산책을 하면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무더운 여름 날이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저녁 바..

삶의 재조명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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