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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재조명 50

부르심과 사명

매년 3월이 되면 새 학기를 앞두고서 설렘이 가득하다. 출산과 육아 후, 1년 만에 다시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는 아내도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설레는 듯 하다. 그러면서 아내가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길래 옆에 가보니, 새롭게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시킬 자기소개 항목들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생각과 꿈을 갖고 살아가는지 등등의 상세한 항목들을 보며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나를 소개한다면 이름과 직업이 아닌, 나 스스로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소개하려니 어떤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아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생각과 꿈을 갖고 살고 있는지 등을 ..

삶의 재조명 2021.03.01

세월을 아끼는 사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그 똑같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천차만별이다. 누군가는 주어진 시간을 매우 알차게 보내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반면, 누군가는 세월아 네월아 하며 게으름에 해야 할 일을 차월피월 미루다가 결국 낭패를 보곤 한다. 사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몸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하루하루의 피곤과 걱정들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조금씩 미루다가 시간에 쫓겨 마무리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태도를 보시고 바울을 통해 말씀하신다. 에베소서 5:15~16 15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하게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삶의 재조명 2021.02.28

빛의 자녀로서의 삶

2018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으로 ‘어둠 속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인사동에 갔다. 평소에 시각에만 의존하며 살았기에 아주 작은 빛도 없는 캄캄한 곳에서 오직 촉각, 청각만을 사용하여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 보고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체험할 수 있었다.나는 이 활동을 통하여 ‘빛’이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빛은 ‘존재’로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빛은 질량이 있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이라고 본다고 한다. 반면 어둠은 질량을 측정할 수조차 없는 것이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빛은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빛이 없는 곳에서..

삶의 재조명 2021.02.27

새로운 시선과 마음

새끼 코끼리 발목을 밧줄로 기둥에 묶어 놓으면 새끼 코끼리는 이 밧줄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서서히 포기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코끼리는 밧줄과 기둥을 뽑아버릴 정도로 힘이 장성해지고 몸집이 커진 후에도 여전히 밧줄에 매여 벗어나기를 포기한 채 살아간다. 이를 ‘학습된 무기력’, 또는 ‘코끼리 사슬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코끼리의 예화를 보면서 사실 우리의 삶 역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열의와 열성을 가지고 노력했지만, 반복되는 실패 때문에 어느 순간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되곤 한다. 마치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것들을 계획하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게을러져서 하나씩 계획들을 포기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런 포기가 너무 당연해..

삶의 재조명 2021.02.24

평안을 전하는 사람

우리 주변에는 별다른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아무리 재미없는 일도 즐겁고 신나는 일로 바뀐다. 반면에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을 함께하고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편안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뛰어난 외모와 실력? 물질? 아니다. 바로 서로의 마음에 다리가 놓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 나의 청춘은 전공수업과 교직,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가득 차있었다. 친구를 사귀고 함께 놀러 다닐 시간은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동기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그저 겉돌기만 했다. 그렇게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앞두고 있던 2011년 2월, 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군대가기 전 학교 일로 몇 번 만났던 것뿐이었던 사이였..

삶의 재조명 2021.02.22

일상의 감사

우리는 '감사'라는 주제의 자기 계발서나 강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감사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 등등 감사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한다.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접하면 처음에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다가도, 내 주변을 바라보면 감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항상 부족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나보다 부유하거나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에 '감사'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사'를 해야 하는 걸까? 에베소서 1:15~19 15 이로 말미암아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나도 듣고 16 내가 기도할 때에 기억하며 너희로 말미암아 감사하기를 그..

삶의 재조명 2021.02.16

진정한 행복과 평안

어렸을 때, 저녁 식사 후에 꼭 엄마와 산책을 했다. 신선한 공기와 속삭이는 벌레 소리와 함께 한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엄마와 함께하는 그 산책 시간을 정말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은 운동으로서의 산책이 아니라, 엄마에게서 받는 특별 인생 수업이었다. 내가 대학에 진학하고서는 그전처럼 자주 걷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엄마와 함께 걷는 산책이 기다려진다. 며칠 전, 엄마와 병동 복도를 거닐었다. 비록 근사한 산책로는 아니었지만, 엄마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오랜만에 함께 웃으며 한참을 걸었더니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던 엄마도 그날 저녁에는 곤히 잠드셨다. 엄마는 오랜만에 꿈을 꾸셨다고 한다. 칠흑 같은 터널을 걸러가는데 빛 ..

삶의 재조명 2021.02.09

서로 다름이 주는 풍요로움

엄마와 산책을 하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아빠와의 에피소드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산책하는데, 아빠가 기분이 좋으셨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하셨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아빠는 노래 부르는 것에 심취하여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였지만 차마 말을 못하고 계셨다. 그러나 부끄러움도 잠시, 아빠의 찬양 소리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져서 통증도 사라지고 산책을 즐기게 되었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엄마는 아주 섬세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잘 파악하여 알맞게 대처할 줄 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혼자 속앓이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빠는 자기만의 세상이 아주 강한 ..

삶의 재조명 2021.02.07

아메리카노와 프라푸치노

풍족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것들을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나는 일찌감치 저축하며 절약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들어온 수입을 생활비, 고정지출비용, 학자금, 적금 등등 세분화하여 나누어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아끼는 버릇이 생겼다. 예를 들면 음료를 마시고 싶어 카페에 가서도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고르곤 하였다. 사실 몇백 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런 나를 보며 아내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몇백 원 아끼는 것보다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어. 지금 이 순간에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느껴지는 행복함, 만..

삶의 재조명 2021.02.05

힘써 지켜야 할 소중한 시간

써니가 태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내와 나의 휴식 공간이었던 거실은 써니의 장난감과 물품들로 가득하게 되었고, 아내의 간식거리로 가득했던 선반에는 써니의 분유통과 이유식 도구들로 채워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다. 아내와 결혼하면서도 '남편'으로서의 무게를 느꼈지만, '아빠'로서 느껴지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써니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아내와 써니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음껏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평일에서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토요일에 종로에 있는 중국어학원에서 강의하기로 결정했다. 아내에게 투잡을 하겠다고 말하자, 꼭 해야겠냐며 재차 묻더니 이렇게 말했다...

삶의 재조명 202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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