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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재조명 54

일상의 감사

우리는 '감사'라는 주제의 자기 계발서나 강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감사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다,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낳는다 등등 감사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한다.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접하면 처음에는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다가도, 내 주변을 바라보면 감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항상 부족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나보다 부유하거나 더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에 '감사'를 떠올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사'를 해야 하는 걸까? 에베소서 1:15~19 15 이로 말미암아 주 예수 안에서 너희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나도 듣고 16 내가 기도할 때에 기억하며 너희로 말미암아 감사하기를 그..

삶의 재조명 2021.02.16

진정한 행복과 평안

어렸을 때, 저녁 식사 후에 꼭 엄마와 산책을 했다. 신선한 공기와 속삭이는 벌레 소리와 함께 한참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엄마와 함께하는 그 산책 시간을 정말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은 운동으로서의 산책이 아니라, 엄마에게서 받는 특별 인생 수업이었다. 내가 대학에 진학하고서는 그전처럼 자주 걷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엄마와 함께 걷는 산책이 기다려진다. 며칠 전, 엄마와 병동 복도를 거닐었다. 비록 근사한 산책로는 아니었지만, 엄마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오랜만에 함께 웃으며 한참을 걸었더니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던 엄마도 그날 저녁에는 곤히 잠드셨다. 엄마는 오랜만에 꿈을 꾸셨다고 한다. 칠흑 같은 터널을 걸러가는데 빛 ..

삶의 재조명 2021.02.09

서로 다름이 주는 풍요로움

엄마와 산책을 하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아빠와의 에피소드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산책하는데, 아빠가 기분이 좋으셨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하셨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아빠는 노래 부르는 것에 심취하여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였지만 차마 말을 못하고 계셨다. 그러나 부끄러움도 잠시, 아빠의 찬양 소리에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져서 통증도 사라지고 산책을 즐기게 되었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엄마는 아주 섬세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잘 파악하여 알맞게 대처할 줄 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혼자 속앓이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빠는 자기만의 세상이 아주 강한 ..

삶의 재조명 2021.02.07

아메리카노와 프라푸치노

풍족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것들을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니 덕분에 나는 일찌감치 저축하며 절약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들어온 수입을 생활비, 고정지출비용, 학자금, 적금 등등 세분화하여 나누어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아끼는 버릇이 생겼다. 예를 들면 음료를 마시고 싶어 카페에 가서도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고르곤 하였다. 사실 몇백 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런 나를 보며 아내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몇백 원 아끼는 것보다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어. 지금 이 순간에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느껴지는 행복함, 만..

삶의 재조명 2021.02.05

힘써 지켜야 할 소중한 시간

써니가 태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내와 나의 휴식 공간이었던 거실은 써니의 장난감과 물품들로 가득하게 되었고, 아내의 간식거리로 가득했던 선반에는 써니의 분유통과 이유식 도구들로 채워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다. 아내와 결혼하면서도 '남편'으로서의 무게를 느꼈지만, '아빠'로서 느껴지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써니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아내와 써니에게 필요한 것들을 마음껏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평일에서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토요일에 종로에 있는 중국어학원에서 강의하기로 결정했다. 아내에게 투잡을 하겠다고 말하자, 꼭 해야겠냐며 재차 묻더니 이렇게 말했다...

삶의 재조명 2021.02.05

진실과 사랑

아내와 나는 2018년 10월 6일, 32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만큼, 우리 둘의 생활습관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부분들이 더 많았다. 다른 것들은 다 이해하며 지낼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 있다. 바로 치약 짜는 것이다. 나는 치약 끝에서부터 차근차근 짜는 반면, 아내는 그냥 편한 대로 사용했다. 나는 몇 번 고민을 하다가 이 불편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나의 말에는 그동안 느꼈던 불편함이 이미 실려있었던 것 같다. 아내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하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굳게 닫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대답이 없는 아내 때문에는 나는 또 조바심이 나며 감정이 더 실리게 되는 악순환이 되었다...

삶의 재조명 2021.02.04

삶의 태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지도하다 보면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이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잔소리를 하게 된다. 수업을 들을 때도 작은 반응만 보여주더라도 교사는 기운이 나서 준비해 간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 그러나 전혀 반응이 없을 때는 준비해 간 것조차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업을 듣거나 특강을 들을 때면, 학생들에게 꼭 '태도'에 대해서 한소리를 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까? 나는 가인과 아벨에게서 정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가인은 농사를 짓는 자로서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드렸고, 아벨은 양치는 자로서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다. ..

삶의 재조명 2021.02.03

사랑의 언어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내와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결혼 예비 학교'였다.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는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 예비 학교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부부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의 언어'이다. 아내와 내가 참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의 내면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정서 탱크 emotional tank'가 있다. [게리 채프먼(2018), 생명의말씀사, 서울, p.27] 우리에게는 정서탱크가 있는데, 이 탱크가 채워져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각 사람마다 이 ..

삶의 재조명 2021.02.02

Hormesis

우리는 고통이 찾아올 때면 최대한 피하고 싶어한다. 육체적으로든지 정신적으로든지 힘든 일을 피해 고통을 최소화하려 애를 쓴다. 며칠 전부터 엄마가 도통 먹지도 못하고 계속하여 구토하기 시작했다. 병원 진찰 결과가 좋지 않았던 탓에 몸도 몸이지만, 본인 스스로 걱정에 마음이 무너진 듯하였다. 우리 가족 모두 애써 괜찮을 것이라 말은 했지만, 혹여나 또 다른 곳에 전이가 된 것은 아닐까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힘들어 하는 엄마를 보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고통에 아파하였다. 계속되는 어지러움과 구토로 탈진하여 누워있는 엄마를 보고 있으니 마음 한 편이 아려오는 동시에 언젠가 책에서 본 단어가 생각이 났다. [Hormesis] '호르메시스 효과'는 유해한 물질이라도 소량이면 오히려 인체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

삶의 재조명 2021.01.29

우리의 역할과 책임

누군가 나에게 인생영화를 묻는다면, 2012년 봄에 보았던 ‘THE HELP’라는 영화를 꼽을 것이다. 이 영화는 흑인 노예에 대한 이야기로,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인격적인 대우 받기까지 겪은 고통과 노력을 그려내고 있다. 모든 사람은 영혼이 있고 감정이 있는 존재인데, 어떻게 저렇게 모진 대우를 받으면서 살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더 나아가 그런 부당한 대우에도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봤을 때가 교생실습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

삶의 재조명 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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