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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재조명 54

아버지와의 여행

2016년 1월, 아버지가 환갑이 되셨다. 아버지께 무엇을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다가 아버지와 단둘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동안 평생 시골에서 목회에만 전념하셨던 아버지시기에, 나는 휴양지로 가서 근사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시도록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선택은 '중국'이었다. 북경에 가서 자금성과 만리장성에 가보고 싶어 하셨다. 그렇게 아버지와 나는 북경으로 4박 5일의 여행을 떠났다. 그동안 나는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와 함께한 4박 5일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중국어를 배운 적이 없으시기에 내가 없으면 전혀 의사소통을 못 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전혀 당황하지 않으시고 노트를 꺼내 필담을 통해 의사소통하였다. 아주 간결하지만 정확한 의사소통 방법이었다. 그렇게 ..

삶의 재조명 2021.01.27

우리, 만나볼까요?

나는 기독대안학교 교사이다. 공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독교세계관을 기반으로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육의 현장에 있음에 감사하다. 그러나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한 가지의 불안함이 있다. 바로 경제적인 부담감이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필요한 만큼 채워주셨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항상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함이 있었다. 아내와 만남을 망설였던 것도 이 이유였다. 계속하여 나에게 호감을 표하던 아내였지만, 나의 이런 환경 때문에 저렇게 해맑은 미소를 잃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내와의 만남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다는 말을 전해왔다. 덜컥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함에서 벗어나진 못한 나는 마차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내는 캐나다로 떠났고, 며칠은 ..

삶의 재조명 2021.01.27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아내와 함께 결혼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사실 아내와 교제하기까지 많이 망설여 지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에는 확신이 들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사람과 교제하는 순간 결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아내와 교제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나는 기독대안학교에서 근무하며 교사로서, 한 사람의 영성이 주위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지 절실하게 느끼며 항상 기도하는 단 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나의 앞에 건강한 교회에서 열심히 성경공부 하며 자신의 신앙생활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며, 컴패션, 해외선교 등등 주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가고 있는 아내의 모습은 마치 천사와 같았다. 그리고 신앙..

삶의 재조명 2021.01.24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20대 초반, 나는 내가 엄마에게 좋은 아들인 줄 알았다. “엄마! 나 같은 아들 없지? 장학금도 타지, 용돈 달라고도 않고 생활비도 알아서 벌지, 해야 할 일 알아서 다 하지, 엄마는 나 같은 아들 두어서 좋겠다!” 그래서 자주 이렇게 말하며 나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최고의 것을 선물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러던 2010년, 나의 무능력함이 뼈저리게 느껴지던 한 해였다. 군대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던 1월, 부모님이 지내고 계시던 집과 교회가 화재가 연달아 나서 정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셨다. 그렇게 교회를 복구하고 있던 중, 어머니께서 가슴에 통증을 느끼셨다. 참고 참다가 결국 병원에 가셨고 결국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장장 1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술하고 나오셨던 엄마의 ..

삶의 재조명 2021.01.23

하나가 되어가는 즐거움

나는 중학교부터 삼촌 집에서 지내면서 일찍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독립된 삶을 해왔다. 대학에 와서는 혼자 자취를 했고, 군대와 더불어 잠깐 누나와 함께 산 것 외에는 줄곧 혼자 살아왔다. 그래서 아내와 결혼을 계획하면서 걱정되는 것이 누군가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잠깐 누군가가 놀러와 잠깐 지냈던 적은 많이 있었지만, 독립된 공간 없이 혼자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이었기에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결혼하면서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퇴근 후 함께 손 잡고 산책하는 것이다. 각자 열심히 살았던 하루 일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밤산책을 하면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무더운 여름 날이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저녁 바..

삶의 재조명 2021.01.22

실천 없는 계획

학창 시절 기억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모두가 서먹서먹한 학기초, 그 친구는 특유의 너스레를 떨며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개학한 첫날부터 그 친구는 본인이 임시 반장을 하겠다고 자처하였다. 서로를 알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에 그 친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밝은 성격과 추진력을 보고 모두 그 친구가 임시 반장을 맡는 데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그 친구는 '임시'반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교만한 말투에 많은 친구들의 신임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로는 모든 것을 다 도맡아 할 것처럼 말하였지만, 약속한 것들 어느 것 하나 실제로 지켜지지 않는 그 친구의 태도에 모두가 불만을 품게 되었다. 결국 반 친구들은 그 친구의 말을 신뢰하지 ..

삶의 재조명 2021.01.22

主客顚倒(주객전도)

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목표를 세우게 된다. 대부분 다이어트, 운동, 독서 등을 자기 계발과 관련된 계획들을 많이 하게 된다. 여기에서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의 새해 목표들은 어떠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을 우리 삶의 주인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삶의 목표들은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여전히 세상의 것들을 향해 달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많은 물질과 환경들을 허락하신 것들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활용하여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고 이웃들을 섬기는 데에 사용하라고 도구로써 허락하신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도구들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리는 主客顚倒(주객전..

삶의 재조명 2021.01.21

상호작용의 중요성

아이의 언어 수준에 상관없이 부모의 피드백(상호작용)은 아이의 반응을 촉진하였습니다. [정진옥(2020), 《0~5세 언어 발달, 엄마가 알아야 할 모든 것》, Korea.com, 서울, p.128] 우리는 아이들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기대한다. 적어도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며 다양한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SFD라는 활동이 2주에 한 번씩 진행된다. SFD, Study Free Day의 약자이다. 활동명처럼 잠시 연필을 내려놓고 소풍을 떠나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만끽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교실 안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면, 서울의 5대 궁에 대해 배웠다면 SFD를 통해 실제로..

삶의 재조명 2021.01.20

소통의 부재

우리는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고 있다. 공동체라는 정의처럼,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 하여 순간순간 뜻을 합하여 손 잡고 걸어가고 있다. 하지만 때론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달라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오해가 쌓이면 감정이 격해지기에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가 듣고 싶은 대로 혹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나에게 유리하게끔 재해석하곤 한다. 그렇게 오해가 오해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에는 목적 없는 짙은 감정싸움만 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전도서 말씀을 통해 우리가 보여야 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분명하게 말씀해 주신다. 전도서 4:9~12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

삶의 재조명 2021.01.19

비판의 또 다른 이름, 교만

나는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대화의 흐름은 늘 누군가의 허물이나 부족한 점들을 희화하여 이야기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직장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의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인 것 같다. 처음에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지 싶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누가 제일 못된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을 두었는지 겨루는 콘테스트 마냥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들이 마구 쏟아지게 된다. 나중에는 결국 욕설이 난무한 대화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다를까? 비난의 정도 또는 사용하는 어휘들은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역시도 매사에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타인..

삶의 재조명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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