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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때와 나의 때

조카 봄울이는 써니를 매우 아낀다. 하루라도 영상 통화를 하지 않으면 속이 상해 울고는 한다. 그렇게 동생을 아껴주는 마음은 너무 귀하고 고맙지만, 실제로 둘이 함께 있을 때면 꼭 어느 누가 울음이 터지곤 한다. 봄울이는 써니를 생각하는 마음에 우유도 먹이고 싶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싶고, 이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에 반해 써니는 지금 우유를 먹고 싶지 않고, 기저귀를 갈지 않아도 되고, 저 장난감으로 놀고 싶어 하며 정반대의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그래서 자기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써니에게 속이 상해 봄울이는 울음을 터뜨리곤 한다. 아직 너무 어려 아무것도 언니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봄울이는 끝없이 써니를 챙긴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마음이..

소통의 부재

우리는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공동체에 속해 살아가고 있다. 공동체라는 정의처럼,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 하여 순간순간 뜻을 합하여 손 잡고 걸어가고 있다. 하지만 때론 같은 공동체에 속해 있지만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달라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오해가 쌓이면 감정이 격해지기에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가 듣고 싶은 대로 혹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나에게 유리하게끔 재해석하곤 한다. 그렇게 오해가 오해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에는 목적 없는 짙은 감정싸움만 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전도서 말씀을 통해 우리가 보여야 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분명하게 말씀해 주신다. 전도서 4:9~12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

삶의 재조명 2021.01.19

비판의 또 다른 이름, 교만

나는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대화의 흐름은 늘 누군가의 허물이나 부족한 점들을 희화하여 이야기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직장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의 허물을 이야기하는 것인 것 같다. 처음에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있지 싶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누가 제일 못된 상사 또는 부하 직원을 두었는지 겨루는 콘테스트 마냥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들이 마구 쏟아지게 된다. 나중에는 결국 욕설이 난무한 대화에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다를까? 비난의 정도 또는 사용하는 어휘들은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역시도 매사에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타인..

삶의 재조명 2021.01.18

내 뜻대로

써니는 병원에서부터 조리원까지, 그리고 집에 와서도 한동안은 모유와 분유를 모두 잘 먹었었다. 그러기에 내가 출근해 있는 동안은 아내가 모유를, 퇴근 후 아내가 쉬는 동안은 내가 분유를 먹였다. 그런데 써니가 50일이 가까워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젖병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낮에도 밤에도 젖병을 주면 자지러지게 울며 모유만을 찾았다. 젖병이 불편한 이유 때문일까 여러 젖병으로 먹여보기도 했고, 분유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 그러는 것 같아 한 단계 높은 젖병을 사서 먹여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모유만을 찾았다. 그리고 써니는 잘 먹고 잘 자는 편이긴 했지만, 낮에는 꼭 안고 있어야 잠을 잤다. 내려놓기만 하면 울기 시작하여 안아야만 울음을 그쳤다. 아내와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우리의 마음만 타들어갔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

써니야! 엄마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구나. 그 시간 동안 오만가지 감정이 겹쳐 지나갔지만 그 중에서도 먼저 생각이 든 것은 '감사'였어. 하나님께서 축복하시어 엄마와 아빠가 서로 만나게 하시고, 거룩한 가정을 이루게 하심을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것 말이야. 정말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서로를 만나게 하심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말로 형언할 수가 없구나.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 써니를 허락하시어 10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자라게 하시는 그 놀라운 기적과 계획하심은 다시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큰 축복인 것 같아. 그런 귀하고 복된 써니가 이제 곧 세상에 나온다니, 마음 한 편에서 설레이기도 하고 사실은 무섭고 불안하기도 해. 내가 남편으로서, ..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 나는 써니가 분별력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는 아이로 말이야. 알맞은 때에 알맞은 말을 용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이 있어야 하잖아. 그리고 분별력은 자기만의 신념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신념은 자존감이 있을 때 비로소 실행되고 말이야. 물론 자기만의 생각만을 고집할 땐 독선이 되면 안 되겠지. 그렇기에 신앙 안에서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기준 안에서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해. ○ 나는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기준을 정해놓고 싶지 않아. 내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잖아. ● 이 세상에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절대적인 기준이 있잖아.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 '절대'적인 것들을 상대적인 '선호'의..

적용의 실패

써니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을 알게 된 후 병원 가는 일이 잦아졌다. 임신부의 병원 진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써니와 병원 나들이를 가게 되는 일이 많아진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임신 초기, 아내는 자주 혈이 비쳤다. 임신 초기 혈이 비친다는 것은 그만큼 유산의 위험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 나는 유산의 위험도 걱정되었지만, 그보다도 아내의 마음이 걱정되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몸의 변화로 인해 체력적으로, 심적으로도 힘이 들 텐데,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까지 떠안는 것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칠삭둥이로 태어난 아내가 본인 탓을 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뻔히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한 템포 기다리면서 학생이 스..

육아의 재조명 2021.01.15

나에게 있는 기름 병 하나

대학 시절 나는 참으로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부모님과 고등학교 졸업식과 동시에 용돈을 받지 않기로 약속했고, 나는 본가를 떠나 타지에서 홀로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스무 살의 나는 자취 월세, 관리비, 식비, 교통비 등등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돈과 더불어 교재비 및 대학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무한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게 되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바텐더, 편의점, 식당 서빙, 통역 알바, 과외, 호텔 주방 설거지, 미술관 설치 등등 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 해 본 것 같다. 그와 더불어 근로장학생을 신청하여 공강 시간에는 학부 사무실에서 잡일과 심부름을 했다. 그럼에도 학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기에 나는 장학금을 계속 받기 위해서 학..

삶의 재조명 2021.01.14

호명반응과 눈 맞춤

써니가 200일이 지나면서 제법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은 온전한 대화를 할 수 없지만, 써니를 부르거나 소리를 내면 고개를 돌려 눈 맞춤을 하고 방긋 웃어준다. 아이 이름을 불렀을 때 쳐다보거나 대답하는 것을 '호명 반응'이라 한다. [정진옥(2020), 《0~5세 언어 발달, 엄마가 알아야 할 모든 것》, Korea.com, 서울, pp72~73.] 호명에 반응을 한다는 것은 이미 상대방이 말을 하는 데에 또 다른 상황과 정보가 전달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하고 의사소통에 참여하고 있다는 표시인 것이다.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맞춘다. 그리거 상대방의 행동에서 원하는 행동이나 흥미로운 것들이 있으면 방긋 웃어주고, 손을 뻗어 그 ..

의심 많은 자

군대 전역을 앞두고 있었던 2010년 1월, 본가에 전기 합선으로 큰 화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걱정은 되었지만 당장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이므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2월 또다시 집에 두 번째 화재가 나서 집에 있던 것들이 전소된 것은 물론, 부모님께서 유독가스를 마셔서 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순간 정말 하나님을 원망했다. 평생을 시골 교회에서 목회하며 살아온 우리 가족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정말 많이 원망했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엄마의 유방암 소식, 이 때는 원망을 넘어서 정말 하나님이 정말 계시느냐고 소리 지르게 만들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을 직접 보여 주셨다. 화재로 인해 연기를 마셔 검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

삶의 재조명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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